Q. 질문 내용
시골에 있는 논 한 필지를 이웃 농민에게 몇 년 맡기면서 목돈을 받고, 그 돈은 기간이 끝나면 돌려주기로 했습니다. 상대방이 돈을 지키려면 전세권 등기를 해 달라고 하는데 법무사 사무실에서는 논에는 전세권이 안 된다고 합니다. 정말 그런지, 그렇다면 상대방 돈을 지켜 줄 다른 방법은 없는지 궁금합니다.
본인 사안은 농경지 위에 설정할 수 있는 권리의 범위를 파악해야 하는 영역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민법 제303조 제2항이 농경지를 전세권의 목적으로 하지 못한다고 정하고 있어 논밭에는 전세권을 설정할 수 없습니다. 맡긴 목돈을 지키는 장치는 임대차 등기나 저당권 같은 다른 길에서 찾으셔야 합니다.
■ 조문은 어떻게 되어 있습니까
민법 제303조 제1항은 전세권자가 전세금을 지급하고 남의 부동산을 점유해 그 용도대로 사용·수익하며, 그 부동산 전부에 대해 후순위권리자나 다른 채권자보다 전세금을 먼저 돌려받을 권리가 있다고 정합니다. 바로 아래 제2항이 한 문장으로 농경지를 이 권리의 목적에서 뺐습니다. 농사짓는 땅을 목돈을 받고 통째로 남에게 넘기는 구조를 막으려는 취지로 설명됩니다. 건물이나 대지, 창고 부지에는 전세권을 설정할 수 있지만 논과 밭, 과수원은 이 조문에 걸립니다.
■ 등기 신청을 넣으면 어떻게 됩니까
받아 주지 않습니다. 부동산등기법 제29조 제2호는 사건이 등기할 것이 아닌 경우 등기관이 이유를 적은 결정으로 신청을 각하하도록 정합니다. 민법이 애초에 허용하지 않는 권리를 등기해 달라는 신청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등기관은 신청서에 적힌 부동산을 토지대장과 대조하므로, 대장의 지목이 전이나 답, 과수원으로 되어 있으면 접수 단계에서 걸린다고 보시면 됩니다. 법무사 사무실에서 안 된다고 한 이유가 이것입니다.
■ 대신 쓸 수 있는 방법은 무엇입니까
세 가지를 함께 검토하십시오. ① 임대차로 계약하고 등기를 남기는 방법입니다. 민법 제621조는 반대약정이 없으면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임대차등기에 협력하라고 청구할 수 있게 하고, 등기한 때부터 제삼자에게 효력이 생긴다고 정합니다. 등기부에는 부동산등기법 제74조에 따라 차임과 임차보증금도 기록됩니다. ② 다만 이 조문은 제삼자에 대한 효력만 정할 뿐 전세권처럼 경매를 청구하거나 먼저 배당받는 힘을 주지 않으므로, 보증금 반환을 담보하는 근저당권을 함께 설정하는 방법을 더합니다. ③ 그 전에 농지법이 농지를 빌려줄 수 있는 경우를 따로 제한하고 있으므로 임대 자체가 가능한지부터 확인합니다.
■ 지상권으로 대신할 수는 없습니까
일반적인 경작에는 맞지 않습니다. 민법 제279조는 지상권을 건물이나 그 밖의 공작물, 수목을 소유하기 위해 남의 토지를 쓰는 권리로 정합니다. 벼나 채소를 길러 거두는 일은 이 목적에 들어가기 어렵습니다. 과수처럼 나무 자체를 소유하려는 경우라면 따로 검토할 여지가 있지만, 그때도 농지법상 제한을 먼저 넘어야 합니다. 이름만 지상권으로 바꿔 실제로는 전세처럼 쓰려는 계약은 나중에 효력을 다툴 빌미가 되니 피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 계약서에는 무엇을 적어 둡니까
다섯 가지를 빠뜨리지 마십시오. ① 논의 지번과 면적, 경작 범위를 토지대장과 같게 적습니다. ② 보증금 액수와 돌려줄 날짜, 연간 차임을 숫자로 적습니다. ③ 임대차등기에 협력한다는 문구를 넣고 반대약정은 두지 않습니다. ④ 보증금 반환을 위해 근저당권을 설정할지와 채권최고액을 정합니다. ⑤ 계약 전에 해당 농지가 임대 가능한지를 시·군·구청이나 읍·면사무소 농지 담당 부서에 확인한 날짜를 남깁니다. 상대방이 오래 농사를 지을 계획이라면 땅이 팔리는 경우까지 생각해 등기를 미루지 않는 것이 핵심입니다.
참조 조문
민법 제279조, 제303조, 제621조 · 부동산등기법 제29조, 제74조 · 농지법
본 글이 사건의 큰 그림을 그리시는 데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구체적인 상담이 필요하시다면 언제든 연락 주십시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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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10
대표 변호사 한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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