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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정보2026년 10월 9일조회 0

남의 땅 위에 지을 권리, 양도나 임대가 되나

아버지가 십 년쯤 전 이웃 어른 땅에 지상권을 설정받고 조립식 창고를 지었습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창고를 물려받은 아들은 직접 쓸 일이 없어 창고를 팔거나 세를 놓으려 합니다. 그런데 땅 주인의 아들이 찾아와 자기 집 허락 없이는 아무에게도 넘길 수 없다고 말합니다. 설정계약서에도 비슷한 문구가 한 줄 있습니다. 땅 주인의 허락은 필요하지 않고, 그 문구도 효력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걸림돌은 오히려 등기와 밀린 지료 쪽에 있습니다.

지상권은 빌린 땅과 무엇이 다른가

이름은 비슷해 보여도 성질이 전혀 다릅니다.

지상권은 남의 토지에 건물이나 공작물, 수목을 소유하기 위해 그 땅을 사용하는 물권입니다. 땅 주인에게 부탁해서 쓰는 관계가 아니라, 등기부 을구에 올라 누구에게나 주장할 수 있는 권리라는 뜻입니다. 토지를 빌려 건물을 짓는 임대차는 계약 상대방에게 쓰게 해 달라고 요구하는 채권이라는 점에서 출발이 다릅니다.

차이가 가장 크게 드러나는 곳이 넘기고 빌려주는 장면입니다.

따져 볼 점지상권건물 소유 목적의 토지 임차권
남에게 넘기기땅 주인 동의 없이 양도 가능임대인 동의가 있어야 양도 가능
남에게 빌려주기존속기간 안에서 토지 임대 가능동의 없는 전대는 해지 사유
최소 기간(약정 시)견고한 건물 30년, 그 밖의 건물 15년, 건물 아닌 공작물 5년민법에 이런 최단기간 규정 없음
돈을 안 냈을 때지료 2년 이상 미지급이면 소멸 청구차임 2기분 연체면 해지 가능
기간이 끝났을 때갱신 청구, 거절되면 건물 매수 청구같은 구조를 준용

그러니 먼저 확인할 것은 내 권리가 어느 쪽인지입니다. 토지 등기부 을구에 지상권설정이라는 등기목적이 있는지 보십시오. 없으면 계약서 제목이 무엇이든 임대차일 가능성이 큽니다.

땅 주인 허락 없이 팔아도 되나

됩니다. 민법은 지상권자가 타인에게 그 권리를 양도할 수 있다고 정하면서 땅 주인의 동의를 조건으로 달지 않았습니다.

설정계약서의 금지 문구는 어떨까요. 민법은 존속기간, 양도와 임대, 갱신과 매수청구, 지료 증감과 소멸청구에 관한 조항에 반하는 약정으로 지상권자에게 불리한 것은 효력이 없다고 못 박아 두었습니다. 양도를 막는 특약은 지상권자에게 불리한 약정이므로 이 규정에 걸립니다. 땅 주인 쪽이 계약서를 내밀더라도 그 문구만으로 거래를 막을 수는 없습니다.

물려받은 경우도 같습니다. 상속으로 지상권을 얻는 데는 등기가 필요 없지만, 등기하지 않으면 처분하지 못합니다. 팔기 전에 상속등기부터 마쳐야 하는 이유입니다.

창고와 지상권은 어떻게 함께 넘기나

등기가 두 갈래입니다.

창고는 건물 등기부에서 소유권이전등기를, 땅을 쓸 권리는 토지 등기부 을구에서 지상권이전등기를 해야 합니다. 부동산 물권을 법률행위로 옮기는 일은 등기해야 효력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건물만 넘기고 지상권 이전을 빠뜨리면 산 사람이 땅 주인과 다툴 빌미가 남습니다.

  1. 토지 등기부에서 지상권의 목적, 범위, 존속기간, 지료와 지급시기가 어떻게 기록되어 있는지 확인합니다.
  2. 상속이 있었다면 창고와 지상권 모두 상속등기를 먼저 합니다.
  3. 매매계약서에 건물과 지상권을 함께 넘긴다는 점, 밀린 지료를 누가 정산할지를 적습니다.
  4. 잔금일에 건물 소유권이전등기와 지상권이전등기를 같이 접수합니다.

땅 주인에게 거래 사실을 알려 두는 것은 의무는 아니지만, 지료를 받을 상대가 바뀐다는 점을 정리해 두면 뒤탈이 줄어듭니다.

세를 놓는 것은 기간 제한이 있나

있습니다. 지상권자는 그 권리의 존속기간 안에서 토지를 임대할 수 있습니다. 지상권이 끝나는 날을 넘겨 임대 기간을 잡으면 그 뒷부분은 지상권자가 보장할 수 없는 기간이 됩니다.

창고를 빌려줄 임차인에게는 등기부에 적힌 존속기간을 보여 주고, 계약 기간을 그 안으로 맞추는 편이 서로에게 안전합니다. 설정 때 존속기간을 정하지 않았다면 앞의 표에 있는 최단기간이 곧 기간이 되고, 공작물의 종류와 구조도 정하지 않았다면 견고하지 않은 건물 기준인 15년으로 봅니다. 그 기준으로 끝나는 날을 계산해 두십시오.

지상권자에게 땅을 빌린 사람도 보호 장치가 있습니다. 지상권과 그 임대차가 동시에 끝났는데 건물 같은 지상시설이 남아 있으면, 그 임차인은 땅 주인에게 같은 조건으로 임대해 달라고 청구할 수 있고 거절되면 시설의 매수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지료가 밀려 있으면 무엇이 문제인가

사는 쪽이 가장 걱정하는 부분입니다.

지상권자가 2년 이상의 지료를 내지 않으면 땅 주인은 지상권 소멸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아버지 사망 뒤 몇 해 동안 지료 정산이 흐지부지되었다면 거래 전에 반드시 정리해야 합니다. 밀린 기간과 금액을 땅 주인과 확인하고 영수증을 받아 매수인에게 넘기십시오.

지상권이나 그 위 건물이 저당권의 목적이 되어 있다면 사정이 조금 다릅니다. 이때 소멸청구는 저당권자에게 통지한 뒤 상당한 기간이 지나야 효력이 생깁니다. 은행 대출이 걸린 창고라면 땅 주인이 곧바로 권리를 없앨 수는 없다는 뜻입니다.

거래 전에 확인할 것
· 토지 등기부 을구의 지상권 등기와 존속기간
· 건물과 지상권의 상속등기 여부
· 최근 지료 납부 내역과 밀린 금액
· 지상권이나 건물에 걸린 저당권

기간이 끝나면 창고는 어떻게 되나

지상권이 소멸할 때 건물이 남아 있으면 지상권자는 계약 갱신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땅 주인이 갱신을 원하지 않으면 상당한 가액으로 건물을 사 달라고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 권리는 지상권을 넘겨받은 사람에게도 이어집니다. 매수인 입장에서는 기간 만료가 곧 철거를 뜻하지 않는다는 점이 거래 가치를 받쳐 주는 셈입니다. 반대로 땅 주인이 상당한 가액을 주고 건물을 사겠다고 하면 지상권자는 정당한 이유 없이 거절하지 못합니다.

은행 대출이 필요하다면 지상권 자체를 저당권의 목적으로 삼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한 뒤에는 저당권자 동의 없이 지상권을 소멸시키는 행위를 할 수 없습니다.

정리

지상권은 땅 주인의 허락 없이 팔 수 있고, 존속기간 안이라면 세를 놓을 수도 있습니다. 이를 막는 계약서 문구는 지상권자에게 불리한 약정이라 효력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물려받았다면 상속등기가 먼저이고, 팔 때는 건물과 지상권 이전등기를 함께 해야 합니다.

밀린 지료가 2년 치에 이르면 권리 자체가 흔들립니다. 거래 전에 지료부터 정산하십시오.

참조 조문

민법 제186조, 제187조, 제279조, 제280조, 제281조, 제282조, 제283조, 제285조, 제287조, 제288조, 제289조, 제371조, 제645조 · 부동산등기법 제69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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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설정계약서에 양도하려면 땅 주인 동의를 받는다고 적혀 있습니다. 서명했는데도 무효인가요?

양도와 임대에 관한 민법 조항에 반해 지상권자에게 불리한 약정은 효력이 없다고 정해져 있습니다. 서명했다는 사정만으로 그 문구가 살아나지는 않습니다.

창고만 팔고 지상권은 제가 계속 가지고 있을 수 있나요?

법적으로 나누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건물 주인과 땅을 쓸 권리의 주인이 갈리면 분쟁이 생기기 쉽습니다. 함께 넘기는 것이 보통입니다.

지료를 얼마나 밀렸는지 땅 주인과 말이 다릅니다. 어떻게 하나요?

송금 기록과 영수증을 모아 기간별로 표를 만들어 대조하십시오. 차이가 나는 부분은 공탁 등으로 다툼 없이 정리하는 방법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땅이 다른 사람에게 팔렸습니다. 지상권도 새 땅 주인에게 주장할 수 있나요?

지상권은 등기된 물권이므로 땅 주인이 바뀌어도 그대로 주장할 수 있습니다. 새 땅 주인에게 지료 지급 계좌를 확인받아 두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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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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